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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부산 아이와 함께 가볼만한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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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하릴없이 집에서 뒹굴뒹굴하고 있자니 좀이 쑤셔서 나가기로 했어요.

부산에 괜찮은 미술관이 없을까 알아보던 중 눈에 들어온 부산 현대미술관.

낙동강 을숙도에 있는 현대미술관은 작년에 개관한 신생 미술관이에요.

개관한 지 얼마 안 된 만큼 현대적인 디자인의 외관과 깔끔한 내부를 자랑하고 있어요.

같은 부산이지만 저희 집에서는 거리가 꽤 있어 열심히 달려갔죠.

도착할 때쯤 갑자기 쏟아지는 빗방울. 저희 가족은 심히 당황스러웠지만 아이를 둘러업고 우산을 들고 냅다 뛰었답니다.

 

 

 

 

부산 현대미술관은 몇 가지의 테마로 운영되고 있어요.

저희가 갔을 땐 사진처럼 상상의 공식, 자연생명 인간, 마음 현상이라는 주제의 미술작품들이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우리가 익히 생각하는 그림 작품부터 모형, 영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주제를 표현하고 있어요.

 

 

 

 

미술관이 난해하고 점잖다는 편견은 그만. 가족 단위의 관람객부터 젊은 친구들,

연세 드신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관람객이 방문하고 계셨어요.

로비의 모습도 자유롭고 쉽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답니다.

게다가 관람료가 무료. 꽤나 비싸 보이는 작품들이 많음에도 관람료가 무료라 놀랬답니다.

아마 부산 현대미술관은 부산시 산하에서 운영되고 있는 것 같아요. 

 

 

 

 

입구에는 관람객이 지켜야 할 매너와 전시실에 대한 간략한 설명들이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어요. 

 

 

 

 

전시실 1의 주제인 상상의 공식처럼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미술품들이 주를 이뤄요.

부산 현대미술관이 좋았던 점은 전시관이 매우 넓었다는 점인데요,

미술관의 실내가 넓다 보니 미술품들이 답답하지 않고 여유 있게 전시돼 있는 느낌을 줬어요.

 

 

 

미술품에 집중해서 봐야 한다는 부담감 없이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어 좋았어요.

어두운 실내에 들어오는 빛을 표현한 사진들이 정확히 무엇을 표현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정적이면서도 한줄기 희망을 보는 듯해요. 살짝 무섭긴 하네요.

 

 

 

 

이것은 길거리에 버려진 봉지와 휴지를 아주 느리게 찍은 영상인데요,

바람에 날리며 나는 소리를 아주 극대화해서 표현했어요.

 

 

 

 

전시관 1에서 받은 느낌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미술품에 대한 기준이 변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런 미술품들을 통해 미술관은 관람객의 감성을 변화하고자 하는데요,

어려운 고민보다는 순수한 감성으로 작품에 접근하길 바라고 있습니다.

 

 

 

 

위층으로 올라가니 간단한 음료를 판매하는 카페테리아가 있어요. 식사는 없고 정말 간단한 음료만 제공하고 있답니다.

 

 

 

 

 

카페테리아 바로 옆에도 미술 작품으로 꾸며놨어요. 전체적으로 매우 감각적인 느낌을 주는데요,

작품에 대한 이해보다는 직관적인 느낌을 강조하는 작품들로 구성됐어요.

여기서는 작품을 감상하기보다는 아이 세워놓고 사진 찍는 분들이 많았어요.

 

 

 

 

제2전시실은 자연, 생명, 인간이라는 주제를 표현하고 있어요.

이곳에서는 인간이 저지른 환경파괴와 오염이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오는지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는데요,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부산 현대미술관은 단순한 미술작품을 넘어 인간과 사회에 물음표를 던지고 고민하게 만드는 공간을 창출합니다.

 

 

 

 

글과 미술, 음악으로 다가오는 울림은 다른 것과는 좀 다른 차별화가 있는 것 같아요.

우리가 예술을 공부하고 느끼며 지켜야 하는 이유인데요,

아무 소리 없이 걸려있는 이 그림과 사진들이 우리 마음에 뭔가 메시지를 주는 것은 틀림없다고 여겨집니다.

 

 

 

 

 

인간의 욕심 때문에 자연이 파괴되는 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영상을 보는 아이들과 어른들은 눈을 떼지 못하는데요, 비슷한 생각을 하리라 짐작돼요.

인간의 무분별한 파괴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는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될 부분입니다.

 

 

 

 

 

아주 다채롭고 이쁜 색감으로 이루어진 미술작품이에요.

정면에서 보면 마치 교회에 외벽을 꾸며놓은 듯한 인상을 주는데요,

사실 뒤로 가보면 페트병이나 쓰레기통, 빗자루 등으로 만든 작품이란 걸 알게 돼요.

 

 

 

 

you kill me라는 문장이 가슴이 꽂히듯 날아왔어요. 이 동물 작품들은 실제 동물을 박제해서 만들었습니다.

사실 길거리를 지나다 죽어있는 새를 봐도 아무렇지 않게 스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작품들로 만나니 완전히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입구에서 받은 전시관 홍보물인데 아주 깔끔하게 제작되었어요. 외국인을 위한 영문 버전도 친절히 나와있네요.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아이들을 위한 작은 도서관이 있어요.

미술관답게 교양을 먹을 수 있도록 한 작은 배려라고 할 수 있죠.

입구로 들어가는 도서관은 인원과 시간제한이 있고  바깥쪽에 있는 책들은 유아를 위한 책으로 구성돼 있어요.

 

 

 

 

 

3 전시실은 인간 본연에 대한 주제로 꾸며져 있어요.

마음을 어떻게 정화하고 나 스스로를 어떤 잣대로 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는데요,

그림과 사진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술작품들이 있어서 재밌게 관람할 수 있었어요.

 

 

 

 

인간을 주제로 한 영상을 집중해서 보고 있는 아이의 뒷모습.

과연 저 나이엔 어떤 생각을 할지 궁금해지네요.

 

 

 

 

 

인간은 마음이 어떤 것일까, 어디에 존재하고 있을까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를 해왔어요.

과학에서는 몸속의 뇌를 분리해 인간의 몸에서 이루어지는 비슷한 환경을 조성해주면

우리가 느끼는 마음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도 있지요.

하지만 아직까지 마음에 대한 명확한 해답은 나와있지 않고 앞으로도 쉽진 않을 거 같아요.

마음은 쉽게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죠.

 

 

 

 

 

잔인하게 들리지만 어쩌면 인간의 마음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마음은 내 마음대로 어쩔 수 없기에 겉으로는 표현하는 것과 우리의 마음은 정반대일 수도 있죠.

이제는 마음이 가는 대로 솔직해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어요.

부산 현대미술관은 정적이고 고요하게 메시지를 던지는 그런 곳이에요.

생각하게 만들고 반성하게 만들며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게 하는.

미술관을 나오면서 뭔가 허전하면서도 채워지는 마음을 느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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